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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가을
늙어지는 아버지
바짓가랑이처럼 갈라진 길
헐렁한 가랭이 길 따라
수북수북 엎질러진 옐로 물감
이 쪽으로 가나
저 쪽으로 가도 다시 만나지는
찬 달빛 이슬 젖는 길에
아버지 신발 바닥에 달라붙어 오던
노란 은행잎
두 갈래 길을 묵 빨래처럼 짜내고
신발을 벗으면 바깥세상도 벗어질까
나란히 꿀잠 든 후사의 머리맡 통지표마다
우수수수 쏟아져 내린 찰진 노랑
그렁한 밤, 론도의 숨소리들이 서로 엉키고
이른 아침을 얼른 깨어 가을을 쓸고 계시던
늙어지던 아버지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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