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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군밤

by 김PDc 2019.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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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잘 익은 알밤이 터지며 소리친다

야 이 놈들아

사는 게 뭐 별거 있는 줄 아냐

춘하의  거친 시절 없이 단풍잎의 빛깔이

어찌 곱게 생겨 났을까

단 한 구절 달짝한 술 멍이라도 터트리고

서로에게서 붉게 떠나 가거나

서로를 붉게 떠나보내는 것도

불통에 요동치는 즉통의 비즈니스다

하여

군말 없이 뜨겁게 내어 줄

군더더기 없는 노란 알몸 하나라도

군밤처럼 남아 있다면

입천장이 화들짝 데이는

눈에 보이지 않던 뜨거운 불맛이라도

꿀꺽 달게 삼키는 짓

외진 서로의 속내까지 질끈 삼킨 뒤에야

새까 많게 타버린 껍데기를 버리고

한동안 다시 멀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노점 불빛에 얼굴을 적셔 가는 걸음들아


청노란 연탄 불꽃에 찔리는

속 뜨거운 알밤들이 펑펑 소리치고 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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