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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6

그늘에서 그늘에서 오직 한 자리에서 단 한 뿌리로 사는 일을 부정했더라면 나무는 푸르지 못했으리라 오직 뚜렷한 싱그러운 풍경이란 곳에서 오로지 초록만을 꿈꾸다 가는 것들을 우리는 식물이라 분류하였다 너의 그늘에 들어 나는 사람 하나 그리워할 줄 알게 되었다 산다고 사는 삶의 변명을 내세우며 너를 통해 분류된 사람임을 긍정하였다 그늘에서는 땀의 가시 끝이 식고 사람 하나 잠시 그립다 또 그리워지는 것을 오래된 친구의 얼굴 하나 가지고도 하루가 어지러웠다 - 김주탁 - 2019. 7. 10.
쑥 언 땅의 냉 속을 품던 쑥 뿌리는 따사로운 볕의 수다에 밑동이 근지러워 윗마을 처자 지나가는 길에 묻지 않아도 대답하네 듣지 않아도 소리 없이 소리치네 양지바르고 바람 잘 통하는 곳이면 봄꽃 피지 않아도 좋아라 풀물 오르는 묵은 줄기마다 연푸른 고운 예단이 풀풀 돋아나고 아랫마을 어여쁜 처자여 너의 하얀 손은 언제 다가오려나 불쑥불쑥 쑥이 쑥 쑥 나오네 - 김주탁 - 2019. 6. 2.
구절초가 구절초에게 구절초가 구절초에게 배와 내가 땅 속 뿌리로 이어진 지 오래니만큼 염치없지만 부탁을 좀 해야겠네 철없는 이월 햇살이 여물다고해도 얼마나 여물 수 있겠나 그 햇살에 더러 언 땅이 녹더라도 내 몸을 천천히 좀 밀어주게 겨우내 움츠렸다 줄기까지 마른지 오래지만 꽃을 피워내던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남아 밀리는 그 끝이 아프고 아프다네 꽃 보던 시절 우악스런 낫질에 목이 잘리고 한 다발씩 묶여서 빈 처마에 매달렸다가 약탕기에서 끓어 넘치는 게 나을 뻔했다고 속에도 없는 혼잣소릴 되뇌게 해서야 쓰겠나 성하던 목숨도 시들고 비틀리다 보면 혼자 서 있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라네 봄 눈 녹으면 스스로 몸 끊고 누울 것이니 후배님 몸도 생각하면서 천천히 밀어주게 엄살이 아니라네 그대도 한 번의 봄을 남겨두고 있지 않은가 -.. 2019. 5. 9.
신록 신록 꽃눈은 꽃을 밀어내고 꽃은 잎을 끌어 올리던 운동회처럼 떠들썩했던 사월의 할례여 파발마처럼 달려오는 오월이 허공에 서서 휘적거리는 푸른 숨소리 저 잎 하나 바람에 흔들리기까지 저 잎 하나 햇살에 반짝이기까지 저 잎 하나 싱그러운 음표가 되기까지 사람의 어미가 그랬던 것처럼 나무는 뿌리에서 울고 또 울었다 - 김주탁 - 2019. 5. 1.
대전광역시 중구 뿌리공원 둘러보기 2 - 성씨를 찾아서 뱃놀이터에서 오리를 태워주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모습 대전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작은 감동을 받으며 잠시 머리가 복잡하거나 맘 상하는 일이 있다면 혼자만의 산책도 무척 좋을 듯 하다. 단 대전에 산다면 말이다. 2009. 8. 20.
스트레스의 뿌리를 없애라 스트레스의 뿌리를 없애라 미국 잡지 '직업 등급 편람'에 의하면 미국의 2000년도 인기 직업 순위에서 대통령이 167위로 나타났다. "이는 대통령이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잡지는 매년 노동부와 통상단체들의 자료와 전화조사 등을 토대로 250개 직업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인기 직업순위 1위는 1999년 17위였던 전문 재산관리자가 차지했으며 가장 호감도가 낮은 직업은 어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99년 1위였던 컴퓨터 웹 마스터는 2위로 떨어졌다. 교사는 119위, 경찰관은 200위로 나타났는데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여건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직업이 있을까? 암 치료 전문 의사들은 암정복을 위한 필수 요소들 중의 하나로서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200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