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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4

시간의 블랙홀 시간의 블랙홀 벽걸이 시계가 죽었다 자살과 타살의 중립을 지나 한시에서 멈추어 버렸다 남은 잔류를 끝까지 삼키고 바둥거리며 너도 경계를 버리고 싶었나 보다 0과 12의 모호한 의심을 피하려 했을까 나는 며칠 동안 시계의 사체를 걸어 두고 시간이 두들기던 건반의 부재를 즐겼다 시침을 거꾸로 돌려가며 아쉬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꿈도 꾸었다 그동안 저놈이 내 시간을 얼마나 끌고 다녔는가 또는 떼밀고 하였는가 놈의 침묵은 무성의 반격이었다 하루하루 지나며 답답해지는 것은 오히려 내 쪽이 되었다 건전지를 갈아 끼워 주며 부활의 신성을 흉내 내던 귓가에 착각 착각 시간을 갉아먹는 시침 소리 우주의 박동을 조각하는 소리 생명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는 소리 망각의 웃음소리, 이별이 걸어가는 소리 때가 오면 놈 앞에서 사.. 2019. 6. 5.
E022. 많은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_ 우현의시 오디오 다운로드 CHhttp://www.podbbang.com/ch/9993?e=22082720 나마스테 당신 안에 있는 사랑의 신께 경배드립니다. 많은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이도 변했습니다. 초등생 아이는 중학생이 되었고 어머니는 오십 년 동안 해왔던 가게를 그만두었습니다. 평화 상회, 아버지가 이름 지었던 가게는 여전히 거기에 있지만 낡고 깨진 벽에 써 놓았던 거래처 이름들, 옥계동 아줌마, 가양동, 멸치 아줌마, 떡집, 짠돌네, 작은 멸치, 야구루트네, 사거리 배추 아줌마, 가게를 허물기 전까지는 오래오래 그 벽에 남아 있을 겁니다. 그곳에 살아서 숨 쉬고 있겠지요. 다시 시를 쓰고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어렵지만 내가 가야 할 길에 내가 지닌 변변치 않은 .. 2016. 9. 20.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의 만화가 입문 “똑 같은 시간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아랫목에 누워 만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지요. 제 세대는 강가딘이나 동짜몽이 참 유명했는데 강가딘은 사라지고 동짜몽은 도라에몽으로 바뀌어 아이들이 보고 있더군요. 시대가 흘러도 만화는 남아있다는 생각이 잠시 웃음짓게 만듭니다. 지난 1편에 이어 2편 학교아이들을 올리려고 했는데 잠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딸아이의 “똑 같은 시간에……”로 바꿔서 올려봅니다. 세상사 너무나 바쁘게 살다 보니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들을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 같은 시간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 오늘은 전화기를 들어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립니다. 미끄러운 거리, 미끄러운 도로, 항상 조심하시고 건강 .. 2014. 12. 3.
시간이 돈이 되게 만들어라 시간이 돈이 되게 만들어라. 헬라어에서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는 두 개이다. 하나는 크로노스인데 흐르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대상으로서의 시간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되는 시간 같은 것이 이 크로노스이다.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인데 의미 있는 시간, 가치 있는 시간, 보람 있는 시간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이 땅에서 “잘 산다”는 것은 부자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바꾸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없는 시간은 그저 세월의 주름살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시간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이외에도 하나가 더 있다. “돈이 되는 시간”이 그것이다. 흔히 시간은 금이니 돈이니.. 200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