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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고향유정

by 김PDc 2019.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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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유정


까마귀도 고향 까마귀는 

덜 검어 보인다더니

매화리 지나 자구티 넘어가는 길섶에

손톱만 한 풀꽃도 이쁘기만 하네

살아온 길을 되돌아가다 보면

사람의 세월만 시끄럽게 부스럭거리고

옹이 같은 기억들이 빼꼼거린다

평산리는 내 첫 울음점이다

억만 겁 시간의 연이 뒤섞여 오다가 

몽고 낙관을 찍히며 내가 발아한 곳이다

밥보재 걷어 낸 싸리 광주리의 들 밥처럼

소담한 고향의 표정들이여

길은 멈추지 않고

노각같은 허리를 틀어 금강 쪽으로 굽어 나가고

봄날은 처녀의 젖가슴처럼 간지럽다

이별의 경계에 이르면

봉긋한 묏등에는 할미꽃이 피려고

애써 막 피워 내려고

꽃은 뿌리의 탯줄을 끊어 내고 있다

애틋한 삼월의 산문이 시작되고

고향에는 고향에는 포근한 유정만 남아

가슴속에 섬이 되고 있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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