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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질경이꽃

by 김PDc 201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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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꽃


쥐와 새가 만났다

굴을 파고 숨어 사느니 날개를 달고 세상을

날겠다던 쥐는 새와 은밀한 거래를 하였다

새는 비행의 자유를 나누어 주는 대신

허공의 반에 대한 상호 불가침을 주고받다가

이분할 수 없는 하늘을 고민하였다

어리석은 세상이 입을 다문 사이 

둘은 절묘한 협약 하나를 주고받았다

새가 둥지로 날아가며 어둠을 끌고 왔고

박쥐는 새가 버린 밤하늘에 날아올랐다

그것들이 낮밤으로 쪼아 먹던

집채만 한 탐욕의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리

질경이 꽃이 피고 있었다


밟혀도 밟혀도 꺾이지 않는 풀 몸을 일으켜

하얀 꽃이 피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나는 꽃

질경 질경 피었다


- 김주탁 -


-질경이 꽃말은 발자취다. 민중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고 싶은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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