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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詩사상

이별

by 김PDc 2019.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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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낚시가 금지된 이후론 갈 일이 없었다

눈 내리던 추동리 버스 정류장 마산집 

누룩 둥둥 떠 있던 동동주며

앞산 숱한 까투리들

건너 마을 우물 속에 살던 붕어 두어 마리

모두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김치전을 돌담 너머로 건네주시던

옆집 벙어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대기업 입사 시험에 떨어진 후론

웬지 그 곳이 싫어졌다


이제 찾아간다

수자원 공사에서 퇴거명령서가 왔을 거라는

형님의 심부름으로

기억을 더듬어 

잡풀처럼 무성하다가 시들어진지 삼십 년

과연 집은 그대로인가

쥐약 먹고 죽은 개를 파묻었던 뒤안 감나무는

얼마나 자랐을까


이별을 마주 하러 간다


- 이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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