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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이슬의 꼬심

by 김PDc 201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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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의 꼬심


젊고 독한 내 여자가 있다

내 어리숙함을 사랑하는 여자는

나의 낡고 고루한 교감에 싫증이 난 듯

끓어 오르던 뜨거움도 몇 도 식혔다

오늘도 너는 나의 빈 틈을 꼬시고

나는 너의 수액을 꼬드긴다

내 혀끝은 깨진 노른자처럼 혼미해지고

하얀 망각의 온도를 숨긴 너는

홀짝홀짝 있는 대로 속을 내주고 있다

문밖에는 꽃잎이 성큼 피려 하는 데

젊은 내 여자여

젊고 뜨거운 도둑괭이 같은 여자여

도깨비 같은 봄이 또 오는구나

후회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어

제 발등을 쿵쿵 찍으며 절룩거리는 밤

내 심장은 엇박자로 뛰고 

창백한 씁쓸함은 쏟아진 잉크처럼 번진다

멀쩡한 사람은 내 여자를 모른다

지폐보다 날카로운 여자여

내가 알고 있는 네 꼬심의 뻔한 이유를

막잔에 따라 놓고

한숨의 주름을 꼬집어 보았다


백치처럼 웃고 있는 내 여자여!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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