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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
그때가 스물 몇이었나
한강 다리에서 첫 키스를 하였어
우리는 두 손을 맞잡고
별빛 반짝거리는 강물을 내려다보았지
나는 아폴리 네르의 미라보 다리를
청음으로 읊어 주었지
`우리의 사랑도 강물처럼 흐르고~'
너는 종알거렸어
어머, 이 노란 꽃 좀 봐!
작은 크렉에 뿌리를 박고
강바람에 민들레 꽃잎은 마구 흔들거렸어
어쩌다 삼십 년쯤 흘렀나
돌아오지 않을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잘못 내린 용산역에서
힘에 부칠 노량진으로 일부러 걸어가다가
그때 그 다리에 피웠던 꽃
한참을 찾아보았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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