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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파장

by 김PDc 201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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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논은 논이고 밭은 밭이다

벼는 벼고 보리는 보리다

옥천 오일장 서는 날

버스는 뚱뚱한 보따리들을 거두어 가고

벼는 논에 남고 보리는 밭에 남았다

팔고 팔리는 시끄러운 난장

젊던 세월까지 모두 떨이치고 나면

하늘에는 눈부신 별장이 빼곡 들어섰다

모정이란 헐값에라도 팔아치우는 일

빈 보따리 둘둘 접고 떠나가는 일 

파장을 싣고 돌아온 버스가 서고

몇몇 삐걱거리는  

늙은 서러움들만 숨을 차며 내렸다


사람의 시간도 불쑥 파장하는 법

그 시리고 따뜻했던 모정은 

어디서 누구에게 살꼬


- 김주탁 -


- 금구천에서 옥천 숙모님의 노고를 나직이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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