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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논은 논이고 밭은 밭이다
벼는 벼고 보리는 보리다
옥천 오일장 서는 날
버스는 뚱뚱한 보따리들을 거두어 가고
벼는 논에 남고 보리는 밭에 남았다
팔고 팔리는 시끄러운 난장
젊던 세월까지 모두 떨이치고 나면
하늘에는 눈부신 별장이 빼곡 들어섰다
모정이란 헐값에라도 팔아치우는 일
빈 보따리 둘둘 접고 떠나가는 일
파장을 싣고 돌아온 버스가 서고
몇몇 삐걱거리는
늙은 서러움들만 숨을 차며 내렸다
사람의 시간도 불쑥 파장하는 법
그 시리고 따뜻했던 모정은
어디서 누구에게 살꼬
- 김주탁 -
- 금구천에서 옥천 숙모님의 노고를 나직이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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