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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꽃
너
요즘 사는 게 너무 힘들지 않니
가끔 혼자 남아 있을 때
높이가 허물어진 낡은 기억의 담벼락에
짓궂은 낙서를 해봐
장맛비 그은 청야의 담 밑을 지키던
그 자그맣고 발그스렇던
일학년 맨 앞줄의 까만 눈망울 같던
채송화꽃의 키 낮은 인사
너
요즘도 그 옛날 순이 생각이 나니
아주 멀리 떠나온 날들을 쪼그려 앉아
추억의 귀퉁이에 핀 작은 표정에
거스름 하는 향기를 품은 생각
너
이제서야 쓴웃음 뒤에 알아 버리는
아련한 과거의 울 밑에 피는
채송화 꽃
너
요즘 사는 게 너무 그립지 않니
사람의 가장 아련한 곳에
마음의 가장 깊고 먼 곳에는
날마다 행선 잃은 그리움이 스쳐 가고
깜찍한 꽃 멍울을 활짝 터트리며
작은 꽃이 핀다
가련한 청순이 핀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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